안녕하십니까.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이사회 의장 겸 정책위원장 이인호입니다.

인터넷은 인간의 표현활동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제는 누구든지 인터넷에 연결된 PC나 모바일기기만 있으면 전 세계의 수많은 발신자로부터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수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 카페, 블로그 기타 게시판 등을 통해 매우 쉽고 간편하게 전 세계 사람들을 향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발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터넷의 눈부신 발전은 다수 대중을 수동적인 정보의 수신자의 지위에서 정보의 능동적인 발신자로 전환시키고 쌍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그들이 ‘표현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향수할 수 있게 하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 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인터넷의 이러한 특성은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헌법재판소도 인터넷의 이러한 긍정적 측면을 중시하여 기존의 방송매체 등과 비교하면서 인터넷을 “가장 참여적인 시장”, “표현촉진적인 매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물론 인터넷상의 자유로운 표현이 모두 사회의 통합과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만은 아닙니다. 인간사회에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가 나란히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상에도 인간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정보와 건강한 표현활동이 무수히 많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고 인간의 건강한 삶을 해치고, 사회를 어둡게 하는 역기능적 표현활동도 많은 것이 사실이고, 그 중에는 현행법상 불법행위 또는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것도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 일정한 규제가 수반됨은 필연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의 역기능에만 초점을 맞추어 타율적 규제 일변도로 인터넷상의 표현활동에 대처하는 것은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의 무한한 긍정적 가능성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그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고도의 예민한 균형의식을 요하는 일이지만, 쉬운 길보다 쉽지 않은 그 길에 참된 해답이 있습니다. 규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되, 그 규제는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표현활동에 냉각효과(chilling effect)를 초래하지 않는, 필요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할 뿐만 아니라 규제의 수단의 면에서도 다양한 모색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사회적 사명이 있습니다. 즉 KISO는 인터넷 공간 속에 ‘표현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 등의 헌법적 가치가 서로 상충할 경우 올바른 규범인식과 균형의식을 통해 합리적 규제정책을 수립, 실천함으로써 인터넷 자율규제의 모델을 수립하는 것을 그 사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율규제의 발전에 있어서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인터넷기업들입니다. 포털 등의 인터넷 기업은 자신의 서비스의 핵심적 기능이 수많은 네티즌들의 자유로운 표현활동을 매개하는 역할에 있으므로 매개자로서의 일정한 책임을 부여받고 있으며, 인터넷 사용자들과의 계약의 의미를 가지는 ‘약관’ 등을 통해 그 책임을 수행하기 위한 일정한 규칙들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시시각각 변동하는 인터넷 상황에서 개별기업 차원의 대응에만 맡기기에는 너무나 어렵고 무거운 과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인터넷 사업자들이 단순한 영리목적이 아니라 올바른 헌법정신과 규범인식에 기초하여 공동의 기구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합리적 정책수립에 적극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한국 인터넷의 미래, 나아가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일이라 믿습니다. 2009년 3월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인터넷 기업들이 중심이 되어 KISO를 출범시킨 후 합리적 전문가들과 함께 지금까지의 발전을 이끌어온 궤적을 살펴보면, 그 점에 대하여 상당한 신뢰와 긍정적 전망을 가지게 합니다.

저는 이러한 관점에서 KISO의 발전이 앞으로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발전에 매우 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KISO의 이사회 의장 겸 정책위원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비록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 동안 초창기의 온갖 어려움을 딛고 지금까지 KISO를 발전시켜 온 여러 구성원들과 KISO의 발전을 마음으로 응원하고 계시는 수많은 네티즌들의 도움으로 KISO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KISO의 발전을 위해 깊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이사회 의장
·정책위원장 이인호